회사가 업무상횡령죄로 고소했다는 사실은 대개 경찰서에서 걸려 온 전화나 문자로 처음 알게 됩니다. 갑작스러운 연락에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막막해지기 쉽지만, 수사는 정해진 단계를 따라 움직이므로 지금 어느 단계에 있는지를 알면 준비할 것도 또렷해집니다. 이 문서는 혐의를 받는 쪽의 시점에서 고소 접수부터 기소 여부 판단까지의 흐름을 정리하며, 2026년 10월 2일부터 바뀐 수사·기소 체계를 기준으로 합니다.
고소장은 어디로 가고, 누가 수사하나
2026년 10월 2일 공소청법과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면서, 수사는 사법경찰관(경찰)이 맡고 재판에 넘길지는 공소청 검사가 판단하는 구조로 나뉘었습니다. 회사의 고소장도 경찰서에 접수되는 것이 기본이고, 공소청이 고소장을 받아 스스로 수사에 나서는 구조는 아닙니다.
다만 횡령·배임과 특경법 위반은 중대범죄수사청법이 정한 중대범죄에도 들어 있어서, 사건에 따라서는 중대범죄수사청이 수사를 맡을 수도 있습니다. 다른 수사기관이 이런 사건을 알게 되면 중대범죄수사청에 알리도록 되어 있고, 중대범죄수사청이 넘겨 달라고 요청하거나 반대로 다른 기관에 넘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연락을 받으면 어느 기관 어느 부서인지, 담당자 이름과 사건번호가 무엇인지부터 메모해 두세요.
출석 요구를 받았을 때
수사를 맡은 경찰이 필요하다고 보면 혐의를 받는 사람을 불러 직접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형사소송법 제200조). 출석 날짜는 보통 담당 수사관과 협의해 정하므로, 자료를 챙길 시간이 필요하다면 그 사정을 설명하고 일정을 조율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마땅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는 일이 거듭되면 법원에 체포영장을 구하는 근거로 쓰일 수 있다는 점도 알아 둘 필요가 있습니다(제200조의2).
조사에 들어가기 전에 수사관은 몇 가지를 먼저 알려 줘야 합니다(제244조의3). 질문에 답하지 않을 권리가 있고 그 때문에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는 점, 그 권리를 쓰지 않고 말한 내용은 재판에서 증거로 쓰일 수 있다는 점,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고지는 형식으로 끝나는 절차가 아니라 실제로 쓸 수 있는 권리입니다. 기억이 흐린 부분은 자료를 확인한 뒤 답하겠다고 말해도 됩니다.
변호인을 선임했다면 본인이나 가족이 신청해 변호인을 신문 자리에 함께 앉힐 수 있습니다. 변호인은 신문을 마친 뒤 의견을 밝힐 수 있고, 도중이라도 부당한 신문 방법이 보이면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제243조의2).
구속을 걱정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법은 피의자 수사를 불구속 상태에서 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제198조 제1항). 구속이 필요하다고 보면 경찰이 공소청 검사에게 신청하고, 검사가 법원에 청구하면 판사가 심사해 영장을 발부할지 정합니다(제201조). 이 심사에서는 정해진 거처가 있는지, 자료를 감추거나 훼손할 우려가 있는지, 달아날 우려가 있는지가 중심이 되고, 범죄의 중대성 같은 사정도 함께 고려됩니다(제70조). 연락에 성실히 응하고 자료를 숨기지 않는 태도가 중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회사 자료와 내 자료를 나눠 준비하기
업무상 횡령 사건은 회사가 쥐고 있는 회계 자료가 수사의 중심이 되기 쉽습니다. 혐의를 받는 쪽은 회사 전산에 접근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지금 손에 있는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 정리할 것 | 쓰이는 곳 |
|---|---|
| 맡았던 업무와 권한을 보여 주는 문서 | 업무상 보관자였는지, 권한 안의 집행이었는지 |
| 문제 된 거래별 날짜·금액·용도 메모 | 회사가 주장하는 금액과의 대조 |
| 정산·반환 내역 | 이미 돌려놓은 부분의 확인 |
| 당시 결재·지시가 담긴 메일이나 메시지 | 승인 여부와 경위 설명 |
자료를 낼 때는 원본은 보관하고 사본을 제출하며, 무엇을 언제 냈는지 목록을 남겨 두면 나중에 진술과 자료가 어긋나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감사 때 회사에 써 준 확인서가 있다면 사본을 확보해 두는 것도 잊지 마세요.
송치와 기소 판단
고소로 시작된 사건이라면 경찰은 고소를 받은 날부터 3개월 안에 수사를 마치고 송치할지를 정해야 합니다(제238조). 혐의가 있다고 보면 사건을 공소청 검사에게 보내고, 그렇지 않다고 보면 이유를 적은 서면과 기록을 검사에게 넘깁니다(제245조의5). 불송치로 정리되더라도 고소한 회사가 이의를 신청하면 사건은 검사에게 송치되므로(제245조의7), 그 통지 이후에도 절차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세요.
송치된 사건은 공소청 검사가 넘겨받은 날부터 3개월 안에 공소를 제기할지 정해야 하고(제257조), 기록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남으면 검사는 직접 조사하는 대신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합니다(제197조의2). 검사가 재판에 넘기지 않기로 하면 피의자에게 바로 그 사실을 알려야 합니다(제258조 제2항). 기소가 되면 그때부터는 법원의 재판 절차로 넘어갑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회사 감사에서 이미 진술했는데 경찰에서 다시 말해야 하나요?
A. 내부 감사와 수사는 별개의 절차라서 경찰 조사에서 다시 진술하게 됩니다. 감사 때 작성한 확인서나 경위서의 내용과 다르게 말하게 되는 부분이 없는지 미리 대조해 보세요.
Q. 조사를 받은 뒤 결과는 언제 알 수 있나요?
A. 법이 정한 처리 기한이 있지만 사건 규모와 자료 양에 따라 실제 진행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송치나 처분에 관한 통지가 오면 받은 날을 기록해 두어야 이후 기한을 셈할 때 헷갈리지 않습니다.
정리
업무상횡령죄 수사는 경찰이, 사건에 따라서는 중대범죄수사청이 맡고, 기소 여부는 공소청 검사가 정합니다. 출석 요구와 권리 고지, 자료 제출, 송치 결정이라는 단계마다 준비할 것이 다르니 지금 위치부터 확인하세요. 내부 징계나 민사 청구가 함께 진행된다면 징계·민사를 다룬 문서를, 다른 질문은 업무상횡령죄 안내 홈을 참고하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거: 형사소송법 제70조(구속의 사유)·제197조의2(보완수사요구)·제198조 제1항(불구속 수사 원칙)·제200조(출석요구)·제200조의2(체포영장)·제201조(구속영장)·제238조(3개월 이내 송치 여부 결정)·제243조의2(변호인 참여)·제244조의3(진술거부권 등 고지)·제245조의5(송치·송부)·제245조의7(이의신청)·제257조(3개월 이내 공소제기 여부 결정)·제258조 제2항(피의자 통지), 중대범죄수사청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2조·제43조, 공소청법(2026-10-02 시행) — 국가법령정보센터 2026-10-2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