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상횡령죄 사건에서 고소장에 적힌 금액은 회사가 계산한 숫자입니다. 그 숫자가 곧바로 수사와 재판의 결론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도 따져 보지 않으면 사실상 출발점으로 굳어지기 쉽습니다. 금액은 처벌의 무게, 적용되는 법률, 피해 회복의 범위까지 이어지므로 어떻게 만들어진 숫자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이 문서는 횡령액을 둘러싼 다툼이 어디서 생기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정리하면 좋은지 설명합니다.
회사 금액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회사가 내미는 금액은 대개 장부상 잔액과 실제 잔액의 차이, 특정 계좌에서 빠져나간 돈의 합계, 증빙이 없는 지출의 합계 가운데 하나로 계산됩니다. 계산 방식이 다르면 같은 기간을 두고도 숫자가 크게 벌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금액 자체보다 "무엇을 더해서 나온 숫자인가"를 먼저 묻는 것이 순서입니다.
고소장이나 감사 보고서에 거래 목록이 붙어 있다면 그 목록이 다툼의 기본 자료가 됩니다. 목록이 없다면 수사 과정에서 거래별 내역이 정리되는 시점을 기다리는 한편, 그 사이 내가 가진 기록으로 같은 기간의 거래를 되짚어 두는 편이 좋습니다.
빼거나 따로 봐야 할지 따지는 항목
거래 목록을 한 줄씩 보다 보면 성격이 다른 돈이 섞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흔히 문제 되는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업무에 실제로 쓴 돈 — 영수증이 없어 소명되지 않은 지출로 분류되었지만 회사 일에 쓴 것
- 이미 정산된 돈 — 나중에 증빙을 내고 처리가 끝난 선지급이나 경비
- 권한 안에서 지급된 돈 — 결재나 위임 범위 안에서 집행된 것
- 같은 거래를 두 번 센 경우 — 출금과 이체, 카드 결제와 정산이 따로 집계된 것
- 이후에 돌려놓은 돈 — 사용 뒤 회사로 다시 입금한 금액
이 가운데 다섯째는 결이 조금 다릅니다. 횡령은 맡은 돈을 자기 것처럼 처분한 때 이미 성립한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나중에 돌려놓은 돈이 이득액에서 당연히 빠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대신 그 돈은 피해 회복의 정도로서 형을 정할 때 무게 있게 살펴지고, 민사상 갚아야 할 금액을 계산할 때는 공제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같은 돈이 형사와 민사에서 다르게 다뤄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 두세요.
첫째부터 넷째 항목을 주장하려면 뒷받침이 필요합니다. 영수증이 없더라도 거래처의 확인서, 그 지출을 지시한 상급자의 메시지, 함께 일한 동료의 기억, 카드 승인 내역과 업무 일정의 대조처럼 다른 경로로 용도를 보여 줄 수 있는 자료가 있는지 찾아보세요. 자료 없이 "업무에 썼다"고만 하면 설득력이 약해지므로, 항목마다 어떤 자료로 설명할지 미리 짝지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회사의 손해액과 특경법의 이득액
특경법 제3조가 기준으로 삼는 것은 범죄행위로 취득했거나 제3자에게 취득하게 한 재물이나 이익의 값, 즉 이득액입니다. 회사가 입었다고 주장하는 손해액과 이 이득액은 겹치는 경우가 많지만 언제나 같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회사가 계산한 손해에 이자나 조사 비용 같은 부수적인 손해가 들어 있다면, 그 부분은 이득액과 구별해서 봐야 합니다. 문제 된 것이 현금이 아니라 물건이라면 그 값을 장부상 가격으로 볼지, 처분 당시의 시세로 볼지도 따로 따져질 수 있습니다.
여러 번의 사용을 합칠지도 쟁점입니다. 같은 피해자를 상대로 같은 방법이 이어진 행위가 하나의 죄로 묶이면 금액을 합쳐서 이득액을 따지게 되고, 따로따로 성립한 죄라면 각각의 금액으로 봅니다. 어느 쪽인지는 범행 방법과 기간, 의사의 연속성 같은 사정을 함께 보고 판단되므로, 하나로 묶은 근거가 무엇인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판단은 시효를 언제부터 셀지와도 연결되는데, 그 내용은 공소시효 문서에 정리했습니다.
5억 원 선과 50억 원 선
업무상횡령죄에서 금액 다툼이 가장 크게 의미를 갖는 것은 이득액이 5억 원 근처에 있을 때입니다. 5억 원 이상이면 특경법이 적용되어 형의 하한이 생기고, 벌금형만 선고되는 길이 닫히며, 유죄가 확정되면 취업제한까지 이어집니다. 반대로 일부 항목이 빠져 5억 원 아래로 내려가면 형법 제356조의 범위에서 판단됩니다. 50억 원 선을 넘는지는 형의 하한을 한 번 더 끌어올리고 공소시효를 15년으로 늘리는 갈림길입니다. 그래서 몇천만 원 차이라도 구간이 바뀌는지에 따라 사건의 무게가 크게 달라집니다.
금액을 정리하는 표 만들기
다툼을 정리할 때는 거래 하나를 한 줄로 적는 대조표가 쓸모 있습니다. 칸은 날짜, 금액, 회사가 붙인 명목, 실제 용도에 대한 내 설명, 뒷받침 자료, 정산·반환 여부 정도면 충분합니다. 이렇게 적어 두면 인정하는 부분과 다투는 부분이 눈에 보이게 나뉘고, 다투는 이유도 자료와 함께 설명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회사가 금액을 여러 번 바꾸면 어떻게 하나요?
A. 금액이 바뀔 때마다 언제 어떤 자료로 바뀌었는지 날짜와 함께 기록해 두세요. 계산 근거가 일관되지 않다는 점 자체가 금액을 다투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Q. 인정하는 금액만 먼저 갚아도 되나요?
A. 다툼이 없는 부분부터 정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다만 갚을 때는 어느 부분에 대한 변제인지 문서에 분명히 적어, 다투는 금액까지 인정한 것으로 읽히지 않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리
횡령액은 회사 주장 금액에서 출발하지만, 업무 사용분·정산분·권한 내 지급·중복 집계를 가려내는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5억 원이나 50억 원 선에 걸리면 적용 법률과 기간이 바뀌므로 거래별 대조표로 근거를 정리하세요. 다른 질문은 업무상횡령죄 안내 홈에 모여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이득액 5억·50억 원 구간)·제14조(취업제한), 형법 제356조,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공소시효) — 국가법령정보센터 2026-10-20 확인